오잡교 일상

2021년4월 봄 바람 살랑이는 밀양 만어사

오잡교 2021. 4. 17. 21:32

4월 17일 토요일

코로나로 인하여 외부 모임이나 사적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면서 집에서 무료한 시간만 보낸 지 상당히 오래되었네요.

그렇지만 주말마다 집에 있는 것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고,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외부로 또는 거리두기가 가능한 곳을 찾아 한 달 전부터는 언텍트 여행을 주말마다 다녔는 것 같아요.

근래 주말마다 비가 오더니 오늘 일기예보는 맑음인것 같아 언텍트 여행의 행선지를 밀양으로 향했습니다.

이번 행선지를 어디로 할까하는 생각 끝에 밀양에 가볼만한 곳 하면 영남루도 있지만 밀양 만어사도 유명하여 정하게 되었습니다.

밀양 만어사는 밀양시내에서는 좀 떨어진 삼랑진의 만어산에 위치해 있어요.

삼랑진IC에서 차로 약 20여분을 달려가면 만어사에 도착할 수 있어요. 만어사를 4km 남겨두고는 산길이 시작되어요. 제차가 힘이 약해 좀 힘들어하더라고요.

만어사 입구를 지나 주차장에 도착하니 여기를 지키는 멍뭉이가 반겨 주더라고요.

사실 반기는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무관심 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절은 크고 작은 전설 또는 역사적 의미가 있듯이 만어사도 전설이 있는 절입니다.

「아주 옛날 동쪽 바다 용왕의 아들이 죽을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낙동강 건너에 있는 무척산이란 곳의 신승(정신이 신령에 통하여 모르는 것 없이 잘 아는 승려)을 찾아가 새로 살 곳을 마련해줄 것을 부탁했다. 신승은 가다가 멈추는 곳이 바로 인연 터라고 말해주었다. 용왕의 아들이 길을 떠나니 수많은 고기떼가 그 의 뒤를 따랐는데, 그가 멈춘 곳이 만어사이다. 만어사에 이르자 용왕의 아들은 큰 미륵 돌로 변했고, 그를 따르던 수많은 고기들 또한 크고 작은 돌로 굳어 버렸다고 한다」

실제 만어사 주변은 전설의 물고기가 입질하는 모양의 돌 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사진에 보이는 검은색의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는 돌들의 이름도 만어석이라고 합니다.

특이한 것은 만어석을 작은 돌로 두드리면 쇠종 소리가 나요.(전체가 그런 쇠종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만어사는 큰 절이 아니고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입니다.

방문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으며 번잡 거리지 않고 마음이 왠지 평안한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만 마지막에 눈살을 찌푸리는 장면을 보고야 말았네요. 진짜 관광지에 이런 사람 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 사진에는 없지만 해우소를 최근에 지었는지 깨끗하고 좋았어요.(제 마음에 만어사가 좋았는지 모든 게 좋게만 보였습니다.) 

아름다운 답고 신비로운 곳에 굳이 이렇게 낚서를 해서 흔적을 남겨야 하는지 사뭇 궁금합니다.

만어사에 한참을 머물다가 보니 어느덧 밥때를 훌쩍 넘겼더라고요. 한 손은 굶주린 배를 부여잡고 한 손은 운전대를 잡고 밀양시내로 향했습니다. 

보통 식사 때가 되면 메뉴를 못 정해서 한참을 고민하고 때로는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는데 오늘은 고민하지 않았어요.

만어사, 수많은 물고기, 밀양 하니 내려오는 길 머릿속에  어탕국수밖에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ㅎㅎㅎ

밀양시내로 들어와 어슬렁어슬렁 어탕 국숫집을 찾으러 다녔어요. 최근에 오픈한 듯한 어탕 국숫집이 있더라고요.

사실 오픈 기념으로 1인당 달걀 10구 증정이라는 문구를 보고 들었갔습니다.

결론은 못 받았어요. 오늘이 4월17일인걸 깜빡 했습니다. 요즘 달걀10개면 거의 어탕국수 반값아니야 하면서 들었갔던 제가  부끄러웠어요~~4월15일까지 드린다고 합니다.ㅎㅎㅎ

동행한 사람이 어탕수제비를 제가 어탕국수를 먹었는데 엄청 맛있게 먹었습니다. 반찬은 셀프로 무한리필인데 달달한 마늘 몇 번을 리필해서 먹었는지 몰라요.

산초가루 조금 넣고 먹는 어탕국수 맛 일품이었습니다. 둘 다 국물 하나 안 남기고 다 먹어 치웠습니다. 최고였어요.

오늘 행선지 선택도 정말 좋았고, 식사는 최고 였다고 자체 평가를 합니다.